발레타 Valletta, 몰타 Malta - 숨겨진 석양 ㅏ 몰타 Malta
















1.
골목이 점점 익숙해져 더 깊숙이 들어가 보기로 했다.
고양이가 차 밑에서 사람들을 훔쳐보는 한적한 길을 걷다 보면
미로처럼 꺾이고 꺾일 때 마다 골목의 숨겨진 모습이 드러난다. 

2.
이정표 대신 방향을 가리키는 성상의 손짓을 따라가다보면
발레타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건축물 중 하나인 Madonna tal-Karmnu basilica를 볼 수 있다.
골목 위 하늘로 솟아오른 거대한 돔의 일부만 보았을 뿐인데 굉장히 압도적이다.
그러고보니 '론리플래닛 몰타 Lonely planet Malta' 표지 사진이 바로 이 바실리카이다. 
의외로 사람들에게 유명하지 않은지, 아니면 대로에서 몇 블럭 떨어져 있어서 그런지 찾는 사람이 많지 않다.
예배 의자에 편안히 앉아 시간을 천천히 흘려보내기 좋은 곳.

3.
다시 광장으로 나와 내가 반해버린 '카페 코르디나'에서 아이스크림 하나를 사먹고
그걸로 부족해 오후의 따가운 지중해 햇살도 피할겸 야외 파라솔 밑에 앉아 라떼도 한 잔 마셨다.
마음에 드는 파라솔 밑에 앉아 주문을 하면 웨이터들이 주문을 받아가서
음료를 쟁반에 담아들고 카페에서부터 길을 건너와 광장에 앉아 있는 손님에게 서빙한다. 
느긋한 오후 시간.
커피를 홀짝거리며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다보면 시간은 훌쩍 지나간다.
다만 여기저기 옆자리에서 연신 뿜어대는 담배연기만 아니라면 더 좋았을 거다.
왠 다들 담배는 왜이렇게 많이들 피워대는지. 헛헛.

4.
오랜만에 해가 지는 석양을 보고 싶었다.
쓰리 씨티즈가 굽어 보이는 동쪽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지만 
해가 바로 지는 발레타의 서쪽엔 사람들이 별로 모이지 않는다.
씨티 게이트에서 성벽 가장자리를 따라 '슬리에마'쪽으로 걸어가면 한적한 '헤이스팅스 가든 Hastings Garden'이 있다.
조용히 지는 해를 맞이하러온 몇몇 사람들이 지긋이 서쪽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곳.
이곳에서는 석양의 빛이 스며들어 황금빛이 물드는 성벽과, 공원의 나무와, 발코니를 볼 수 있다.

5.
발레타의 석양은 이 세상 어느 다른 도시의 석양보다도 묘한 분위기가 있는 듯 하다.
석양을 받은 라임스톤은 정말 황홀할 정도로 밝고 아름답게 빛나고,   
눈앞에 가득한 색감은 그저 두 눈을 부시게 만들기 충분하다.
내가 몰타에서 본 가장 아름다운 석양. 
헤이스팅스 가든에서 바라본 빛나는 바실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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